'타발론' 공동 설립자 겸 CEO 이창선씨…"출근길 스타벅스 대신 타발론 차 보게 될 것"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 말렸지만 그럴수록 더 하고 싶었다.”
커피가 절대 음료인 미국에 2005년 ‘차(tea)’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후 집과 차를 팔고 401(k)도 해지해 자금을 마련했다. 차의 효능을 믿고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결과, 6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 1600여 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 브라질과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신세계 백화점 본점,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등 8개 백화점·호텔에서 ‘티 바(tea bar)’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차 열풍의 주역, ‘타발론(Tavalon)’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이창선(미국이름 존 폴 이·33·사진)씨를 만나봤다.
-왜 ‘차’를 고집했나.
“전세계인들이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가 차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차’라고 하면 ‘할머니들이 마시는 음료’ ‘아시안이나 유럽인들만 마시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걸 바꾸고 싶었다. 차의 효능에 대한 보고서가 매주 2~3개씩 나올 정도로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한인 2세인 나도 한국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보리차·녹차를 마셔 몸소 그 효능을 체험했다.”
-‘차 사업’을 하겠다니까 주변에서 뭐라고 했나.
“어머니도 사업가다.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하고, 부동산도 하고, 압구정 명동칼국수, 시카고 프라이드 라이스 등을 운영하셨다. 그런 어머니도 내가 사업한다고 하니 ‘절대 반대’ 하시더라. 아버지는 거의 심장마비에 걸릴 뻔했다. 어머니가 ‘너 왜 장사꾼이 되고 싶니’라고 물었는데, 난 ‘기업가가 될 거에요’라고 답했다. 주변 친구들도 ‘왜 아시안들만 먹는 차를 파냐. 미국인들은 안 먹을걸’이라며 막았다. 그런데 난 사람들이 ‘안 된다, 안 된다’ 하면 더더욱 하고 싶어지는 스타일이다. 지금은? ‘거 봐라’ 한마디면 됐다.” (웃음)
-친구들 말처럼 미국인들이 차를 즐기도록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래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평생 커피만 먹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차를 마시라 그러면 맛도 없고 내키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이들의 생활 방식에 맞춰 차를 여러 형태로 변신시킨다면 보다 친근해진다. 가령 우리가 개발하는 제품 중에는 음료 말고도 ‘찰흙 마스크’ ‘화이트 티 아이크림’ 등 뷰티 제품도 많다. 실제로 맨해튼 스파 몇 군데에서 취급하고 있다. 또 미국의 ‘소셜 음료’인 술과 차를 결합시켜 ‘모티토(칵테일 모히토+녹차)’ ‘시트론 미모사(샴페인+유자차)’ 등으로 발전시켰다. 생활 속에 차를 녹여 들게 하는 거다.”
그렇게 시작된 타발론은 미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했고, 뉴저지 리지우드에 5000스퀘어피트짜리 창고를 두고 있다. 물량이 늘어나 이제는 8000~1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창고로 옮길 계획이다. 그 동안 타발론은 국제 에미상 시상식 공식 음료로도 2번 선정됐으며, 이씨는 아시안아메리칸 비즈니스개발센터(AABDC)가 뽑는 ‘2010년 아시안 기업인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씨는 오는 1월 맨해튼 어퍼웨스트 66스트릿과 리버사이드블러바드 사이에 있는 트럼프 빌딩에 고품격 티 바 ‘블루 카페’ 오픈을 앞두고 있다. 20~25석 남짓 자그마한 규모에 조용히 허드슨강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전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블루 카페에서는 각종 차는 물론 티 스무디, 티 컵케이크 등 ‘차’를 원료로 한 다양한 먹을거리를 선보인다.
뷰티 용품 등 접목해 시작
세계 1600여 개 업체 공급
트럼프 타워에 티 바 준비
맨해튼 매장 3개 확장 목표
-예전에도 티 바를 운영했다고 들었는데.
“유니온스퀘어에서다. 2006년이었는데, 자금이 너무 부족했지만 이탈리아산 타일을 사용하고 매장 디자이너도 서울 W호텔을 디자인한 스튜디오 가이아 측에 부탁했다. 처음 6~7개월 동안은 라면만 먹고 살면서 하루 20~21시간 일하는 강행군이었지만,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생각지도 못한 와중에 각종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도·소매 요청이 들어와서 결국 티 바는 문을 닫고 5년 동안 도·소매와 온라인 판매에 집중했다. 그런데 다시 몸이 근질거리더라. 고객들과 다시 교류하고 싶었다.”
-왜 같은 곳에 다시 오픈하지 않는가.
“2006년 당시 유니온스퀘어 리스 계약을 앞두고 클리커(숫자 세는 기계) 2개를 가지고 가게 앞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세 봤다. 1분에 85~95명 정도 지나갔는데, 그 때 몰랐던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다. 지나가는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버스나 전철을 갈아타는 사람들이었고 두 번째는 돈 없는 학생들이었다. 사람이 몇 명 다니는 것보다 ‘돈 있는 사람이 몇 명’ 다니냐는 게 중요했던 거다. 하지만 여기(트럼프 타워)는 돈 많은 사람이 아주 많다.”(웃음)
이씨의 목표는 내년 안에 맨해튼 내 타발론 티 바를 3개로 늘리는 것. 그는 “머지않아 출근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커피 대신 타발론 차를 손에 들고 다니는 풍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스타벅스와 타발론은 비교한다면.
“스타벅스가 일군 성과를 존경한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벅스보다 더 좋은 브랜드가 될 것이다. 스타벅스는 커피의 ‘카페인’이라는 중독성 물질을 바탕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차의 경우 ‘건강함’은 물론이고, 차를 맛있게 만들어 내는 순간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타발론이 가진 잠재력은 여기에 있다.”
-아직 나이가 어린데, 기업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상투적이긴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을 믿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예전에 매니지먼트 회사 ‘액센추어’에 다닐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싫어서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사니 더 이상 ‘일이 일이 아니게’ 된다. 사람들은 나보고 ‘왜 휴가를 가지 않느냐’고 묻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삶 자체가 휴간데 왜 휴가를 따로 가느냐’고 답한다.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해야 성공한다. 실패할 리가 없다.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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